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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베트남 쌀국수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양이 적고 국물이 싱겁고, 국에 라임즙을 넣는 것도 낯설었습니다. 다낭에서 분보후에 한 그릇을 먹고 이 세 가지 이유가 하나씩 무너졌습니다.

양이 적다는 편견, 고기가 면보다 많았습니다
2024년 10월, 미케비치를 따라 걷다가 안트엉 골목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오전 11시 25분에 도착했고, 구글 맵 리뷰와 메뉴를 미리 확인해 둔 집이라 메뉴판만 훑고 바로 주문했습니다.
입구부터 분위기가 남달랐습니다. 배달 기사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가게 안에는 현지인과 한국인, 외국 관광객이 섞여 음식을 기다렸습니다. 배달 주문이 쏟아지는 집은 현지인이 즐겨 찾는 맛집인 경우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제 앞에 놓인 그릇은 고기가 면보다 많게 느껴질 정도로 푸짐했습니다. 뼈 붙은 살코기와 순살이 함께 들어 있었고, 고기에는 간이 속까지 배어 있었습니다. 단순히 삶아 얹은 수준이 아니라 양념이 스민 느낌이었고, 다낭에서 먹어 본 분보후에 중 단연 상위권이었습니다.
가격은 7만 동, 한화로 약 4,000원이었습니다. 2026년에 구글맵 메뉴를 다시 확인해 보니 8만 동으로 올라 있었으니, 가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가격에 이 양이라니 가성비가 최고입니다. 다낭 여행 중에도 헬스를 매일 하는 저에게는 이 푸짐한 고기 구성이 맛만큼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국물이 싱겁다는 편견, 사테와 마늘식초를 조금씩
첫 국물을 떴을 때 한국의 갈비탕과는 다르다는 느낌이 먼저 왔습니다. 비슷하게 진하고 깊은데 어딘가 낯선 층이 있었습니다. 싱거운 국물에 실망했던 제게는 이 국물의 밀도가 반전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후에 지역에서 온 이 국수는 레몬그라스와 새우 발효 소스가 국물의 바탕이었습니다. 남부식 퍼보다 국물이 묵직하고 면도 굵습니다. 향이 강하지 않아서 이국적인 허브 향을 부담스러워하는 저도 거부감이 거의 없었습니다.
식탁에는 양념이 두 가지 놓여 있습니다. 사테라 불리는 매콤한 고추 소스와 마늘식초입니다. 국물이 이미 좋아서 굳이 넣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섞어 먹어 보니 확실히 달랐습니다.
사테를 넣으면 매콤하고 기름진 풍미가 더해졌고, 마늘식초를 소량 넣으면 느끼함이 잡혀 국물이 산뜻해졌습니다. 두 가지를 조금씩 함께 넣었을 때 제 입에 가장 잘 맞았습니다.
사테는 처음에 소량만 넣고 맛을 보며 조절하는 편이 좋습니다. 많이 넣으면 국물 본연의 맛이 덮일 수 있습니다.
라임즙이 낯설다는 편견, 그리고 덤으로 받은 국물
국에 라임즙을 넣는 것은 영 이상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국에 레몬을 넣는 일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다낭의 더위 속에서 뜨거운 국물을 먹어 보니 산미가 들어가야 훨씬 산뜻하고 먹기 편했습니다. 한 수저 먹고 나니 당연한 선택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꼭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량 시도해 보면 국물 풍미가 달라지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오전에 갔는데도 자리가 거의 차 있었습니다. 뼈가 붙은 고기가 들어가서 잔뼈가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한 번 걸린 적이 있어서 씹을 때 조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면발이 퍼보다 굵어서 한 그릇이 생각보다 양이 상당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국물을 바닥까지 비웠더니 사장님이 빈 그릇을 가져가 국물과 고기 한 덩어리를 더 얹어 돌려주셨습니다. 베트남에서 덤을 받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제 체격을 보고 더 주고 싶으셨던 것 같았고, 그 인심이 맛만큼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는 사장님이 먼저 챙겨 주셨지만, 빈 그릇을 보여 주면 베트남어를 몰라도 알아들을 것 같았습니다.
- 지점 : 분보후에 레지아는 두 곳이고, 제가 간 곳은 안트엉 쪽 지점입니다. 다른 지점은 가 보지 못했습니다.
- 위치 : 19 Lê Quang Đạo, Ngũ Hành Sơn, Đà Nẵng (Bún Bò Huế Lê Gia 2)
- 영업시간 : 오전 6시 30분~오후 1시, 오후 4시 30분~9시 (구글맵 기준)
- 가격 : 한 그릇 7만 동, 약 4,000원 (2024년 10월 기준, 2026년 구글 메뉴에는 8만 동)
- 이용 팁 : 자리가 빨리 차서 오전 방문을 권장합니다. 오후 1시부터 4시 30분까지는 쉬는 시간이니, 방문 전에 브레이크 타임을 꼭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다낭에서 현지 음식을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겠다면, 분보후에는 갈비탕 같은 묵직함이 있어서 한국인에게 낯설지 않으면서 만족스러운 선택입니다.
사테와 마늘식초를 조금씩 넣어 자신만의 비율을 찾아볼 만합니다.
참고문헌 : 분보후에 레지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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