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베트남 다낭 여행에서 쌀국수만 먹다 돌아온다면 절반은 손해입니다. 제가 세 번이나 방문한 곳이 있는데, 바로 현지인 관광버스까지 몰려드는 Donald Trung Da Nang입니다. 베트남 돼지고기 수육과 크리스피 껍질 삼겹을 라이스페이퍼에 싸먹는 이 집, 단순히 맛집이라서가 아니라 직접 가서 목격한 장면들이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현지인 맛집, 관광버스가 멈추는 식당이라고?
보통 베트남 음식점 앞에서 관광버스가 서면, 십중팔구 한국인이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내립니다. 그런데 Donald Trung 입구에서 제가 목격한 건 달랐습니다. 대형버스 두 대에서 쏟아져 나온 건 베트남 현지인들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너무 궁금해서 번역기를 켜고 주차 관리 직원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저분들은 어디서 오는 거냐고요. 돌아온 답은 "베트남 여러 도시에서 관광차 오고, 음식 먹고 미케비치 해변(MỹKhê Beach)을 간다"였습니다. 미케비치 해변은 다낭 시내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베트남 대표 해변으로, 현지인들에게도 주요 관광 코스입니다. 베트남 현지인들 스스로가 자국 도시 맛집을 찾아 관광버스를 빌려 이동한다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자리가 없을까 봐 서둘러 들어간 가게 내부에는 매콤하고 구수한 냄새가 먼저 반겼습니다. 중앙에는 셀프 샐러드바(salad bar) 구조로 야채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쉽게 말해 접시를 들고 원하는 만큼 숙주, 오이, 각종 허브를 담아 오는 방식입니다. 주변 테이블을 보니 대부분 돼지고기를 라이스페이퍼(bánh tráng, 반짱)에 야채와 함께 싸서 앳적(nước chấm)에 찍어 먹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앳적(nước chấm)이란 피시소스 베이스에 라임즙, 설탕, 고추를 섞어 만든 베트남 전통 찍어먹는 소스로, 한국의 쌈장처럼 이 음식 전체의 맛을 완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의 가격대는 역시 만족할 만합니다. 고기는 한국돈으로 6,000~8,000원 대 로 아주 만족합니다.
이곳은 안트엉점과 공항 근처 탄케점 총 2곳이 있습니다.
- 위치: 안트엉점 (141 Đỗ Bá, Bắc Mỹ Phú, Ngũ Hành Sơn, Đà Nẵng )
- 영업시간: 07:00 ~ 22:00 (주차 불가, 단체 수용 가능한 대형 매장)
- 가게 규모: 단체 관광버스 2대 분량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대형 홀 구조
- 이용 팁: 자리 경쟁이 심한 저녁보다 점심 시간대가 여유로운 편
크리스피 삼겹과 수육, 어떤 메뉴를 골라야 하나?
메뉴판은 한국어가 제공되긴 하는데, 설명이 빠져 있어서 처음엔 당황스럽습니다. 제가 직접 세 번 방문해 보니 결론은 명확합니다. 핵심은 두 가지 조리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는 수육(luộc) 스타일입니다. 여기서 수육이란 돼지고기를 물에 삶아 얇게 슬라이스 한 조리법으로, 한국의 보쌈과 거의 동일한 개념입니다. 잡내 없이 담백하고, 라이스페이퍼에 야채와 함께 싸서 먹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한국인 입맛에는 이 메뉴가 훨씬 자연스럽게 맞습니다.
두 번째는 크리스피(crispy) 스타일입니다. 이건 겉껍질을 바삭하게 튀겨낸 삼겹 부위로, 포크 크래클링(pork crackling)과 유사한 조리법입니다. 포크 크래클링이란 돼지 껍질에 고온 열을 가해 수분을 날리고 지방층을 바삭하게 만드는 기법인데, 결과물의 식감이 라면 튀김면과 돼지고기 수육을 동시에 먹는 느낌입니다. 제 경험상 이 식감은 꽤 중독성이 있습니다.
제가 세 번 방문하면서 가장 좋았던 조합은 얇게 썬 수육 + 크리스피 껍질을 함께 주문하는 것입니다. 크리스피 단독으로는 라이스페이퍼 쌈과 궁합이 약간 어색하지만, 수육과 섞으면 씹는 맛과 부드러운 맛이 균형을 잡습니다. 소스 배합은 종업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맞습니다. 제가 직접 해봤는데 혼자 배합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맛이 나왔습니다.
베트남 음식 전문 연구 기관인 베트남 국가 관광청에 따르면, 중부 베트남 다낭 지역의 돼지고기 요리는 삶기(luộc)와 구이(nướng)를 혼합하는 조리 전통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으며, 이는 남부의 향신료 중심 요리와 구분되는 중부 고유의 특징입니다. 이 집의 조리 방식이 단순히 상업화된 것이 아니라 지역 전통 조리법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낭 현지인들이 비만이 적은 진짜 이유
이 집에서 돼지고기를 먹으면서 한 가지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껍질이 바삭한데 고기 자체는 전혀 기름지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삼겹살이나 껍데기 요리라고 하면 느끼함이 먼저 연상되는데, 여기선 달랐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조리 과정의 차이에서 나옵니다.
베트남식 돼지고기 조리에서는 지방 렌더링(fat rendering)이 핵심 기술입니다. 지방 렌더링이란 고온으로 돼지 껍질과 지방층의 수분을 제거해 지방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공정으로, 쉽게 말해 기름을 빼내면서 바삭함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겉은 크리스피해지고 속의 살코기는 담백하게 유지됩니다. 실제로 고기를 먹고 나서도 속이 부담스럽지 않았고, 야채와 함께 먹으니 더욱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베트남에서 비만 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이터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출처: WHO(세계보건기구) 베트남 국가 현황에 따르면, 베트남 성인 비만율은 2.1% 수준으로 동남아시아 내에서도 낮은 편에 속합니다. 고기 위주 식사라도 지방을 제거하는 조리법, 대량의 신선 야채 섭취, 발효 소스를 곁들이는 식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이 집에서 야채 셀프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숙주와 오이를 넉넉히 가져다가 쌈에 같이 넣으면 고기 양 대비 포만감이 훨씬 오래 지속됩니다. 쌀국수만 먹다 돌아오는 여행보다 이런 현지 식문화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게 훨씬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Donald Trung 다낭 웨이팅이 심한가요?
A. 매장 규모 자체가 단체 관광버스 2대 분량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대형 홀이라 대기 자체는 길지 않은 편입니다. 다만 저녁 피크 타임에는 현지인 단체 손님과 겹칠 수 있어서, 저는 점심 시간대 방문을 더 선호했습니다. 입장 자체가 막히는 상황은 세 번 방문 중 한 번도 없었습니다.
Q. 크리스피 메뉴랑 수육 메뉴 중 뭘 먼저 시켜야 하나요?
A. 처음 방문이라면 얇게 썬 수육 스타일을 기본으로 주문하고, 크리스피 껍질을 추가 사이드로 함께 시키는 방식을 권합니다. 크리스피 단독은 라이스페이퍼 쌈과 궁합이 다소 어색한 반면, 수육과 섞으면 식감 조합이 훨씬 좋아집니다. 소스 배합은 직접 하기보다 종업원에게 요청하는 편이 맛이 정확하게 납니다.
Q. 한국어 메뉴판이 있다고 하는데 주문이 어렵지 않나요?
A. 한국어 메뉴판이 있기는 한데 메뉴 설명이 없어서 처음엔 막막할 수 있습니다. 저는 방문 전에 미리 구글로 메뉴 구조를 파악하고 갔고, 현장에서 소스 배합은 종업원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전 서칭을 조금만 해두면 주문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결론
다낭 여행에서 분짜, 반쎄오, 쌀국수만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새로운 맛이 당깁니다. 저는 세 번 방문하면서 매번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메뉴를 시켰고, 세 번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가격, 맛, 그리고 베트남 현지인들이 이 집을 즐기는 방식을 옆에서 구경하는 재미가 더해져서 단순한 식사 이상의 경험이 됐습니다.
정리하면, 수육 스타일과 크리스피 삼겹을 함께 주문하고, 셀프바에서 야채를 넉넉히 담아 오고, 옛적 소스 배합은 종업원에게 맡기는 것이 이 집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입니다. 식사 후 미케비치 해변까지 이어지는 동선이 자연스러워서 저녁 방문도 충분히 값어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