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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까지 다낭을 9번 다녀온 저도 2026년에는 발걸음을 끊었습니다. 항공비와 숙박비가 한꺼번에 치솟으면서 "이 가격이면 굳이 다낭이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건 저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한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인 비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과연 이게 다낭 자체의 문제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외부 충격인지 제 시각에서 짚어보겠습니다.


한국인 감소 이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다낭을 찾았던 때만 해도 한시장 정문 앞은 한국어가 가장 많이 들리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2026년 5월 기준 현장 분위기를 담은 유튜브 영상을 보고 나서 꽤 낯설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시장 안팎 모두 예전보다 한산했고, 한국인 대신 인도·일본·폴란드 국적 관광객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한국인이 즐겨 찾는 스파인 안토이 스파 쪽에서는 여전히 대기자가 있다고는 하지만, 한시장 주변 전반의 한국인 체감 비율은 확실히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한인타운인 판반동(Phan Van Dong)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판반동은 한국인이 선호하는 식당과 카페가 밀집한 거리인데,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도 이제는 베트남 내국인이나 홍콩·대만·인도 관광객이 더 눈에 띈다고 합니다.
영흥사(靈興寺) 해수관음상 앞 주차장 풍경도 바뀌었습니다. 제가 다낭을 다닐 때만 해도 그곳에는 한국어 안내를 붙인 패키지 버스가 줄지어 있었는데, 현재는 인도나 대만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다낭과 후에(Hue)를 잇는 하이반 패스(Hai Van Pass)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년 전부터 관광지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곳인데, 연휴 기간에도 한국인 관광객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단순히 다낭의 매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외부 변수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봅니다. 2026년 3월 미국·이란 사이에 무력 충돌이 벌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그 여파로 항공사들이 유류할증료를 큰 폭으로 올렸습니다.
저가 항공편은 아예 운항을 중단했고, 대한항공·아시아나·베트남 항공만 정상 운항을 유지하면서 가격 경쟁이 사실상 사라진 구조가 됐습니다.
실제로 제가 예전에 늘 묵던 호텔 가격을 최근에 다시 확인해 봤는데, 거의 3배 가까이 올라 있었습니다. 주변 다른 호텔 몇 곳도 같이 비교해 봤는데 비슷한 폭으로 뛴 걸 확인했습니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인 여행자 입장에서는 항공비와 숙박비가 동시에 이렇게 뛴 상황에서 다낭행을 주저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 한시장, 판반동, 영흥사, 하이반 패스 모두 한국인 방문이 체감상 뚜렷이 줄어듦
- 2026년 3월 미국·이란 무력 충돌 → 국제 유가 급등 → 유류할증료 인상
- 제가 자주 묵던 호텔 및 주변 호텔 가격을 직접 비교한 결과, 실제로 3배 가까이 인상됨을 확인
건기 매력
제가 다낭을 아홉 번 다녀오면서 가장 좋았던 계절이 건기, 그러니까 대략 2월 말부터 8월까지 이어지는 맑고 건조한 시기입니다.
미케 비치(My Khe Beach)에서 온종일 선탠을 해도 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비치 로드를 걷는 것만으로도 다낭에 온 이유가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낭의 커피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베트남은 브라질에 이어 전 세계 커피 생산량 2위를 기록하는 커피 강국인데, 그래서인지 로부스타 원두로 내린 커피가 유난히 진하고 저렴합니다. 제가 다낭에 도착하면 숙소에 짐도 제대로 풀기 전에 카페부터 찾는 게 루틴이었습니다.
카페 쓰어다(Cà Phê Sữa Đá)라고 부르는 베트남식 아이스 연유 커피는 달콤하면서도 쓴맛이 공존하는데, 한 모금 마시면 "아, 다낭에 왔구나"라는 실감이 납니다. 이 커피를 마시는 경험 하나만으로도 다낭 여행의 가성비가 살아난다고 느꼈습니다.
항공비 변화
실제로 2026년 8월 현재 항공비용은 전쟁 초기보다 많이 안정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니고, 숙박비도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다만 한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인기 호텔의 예약 경쟁도 확실히 완화된 느낌입니다. 날짜를 유연하게 잡고 여러 숙소를 비교해 보면 예전보다 조건 좋은 숙소를 합리적인 가격에 찾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제 경험상 다낭의 진짜 매력은 공항에서 시내까지 차로 10분도 안 걸리는 접근성에 있습니다.
인천에서 4~5시간이면 닿는 거리인데 이 정도 이동 부담으로 이런 날씨와 물가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아시아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전쟁이 완전히 마무리되고 저가 항공편이 다시 운항을 재개하는 시점이 온다면, 다낭은 빠르게 한국인 관광객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2027년이 그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결론
다낭에서 한국인이 줄어든 건 다낭이 나빠진 게 아닙니다. 전쟁이 만들어낸 비용 충격이 가성비에 민감한 한국인 여행자의 선택을 바꿔놓은 것입니다.
저 역시 2026년에 발을 묶어둔 이유가 다낭이 싫어서가 아니라 항공비와 숙박비의 합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금처럼 경쟁이 줄어든 시기를 역으로 노려서 숙소를 잘 비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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